뉴스위크 한국어판 491호 2001년 8월 8일에서 가져왔습니다.

이색 작품전  

‘천의 얼굴’을 가진 일본인

일본인 초상화가 모리무라 야스마사(森村泰昌)는 반 고흐나 렘브란트의 명화에 자신의 얼굴 사진을 컴퓨터로 합성해 박아넣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또 마릴린 먼로와 오드리 헵번으로 분장하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 멕시코의 유명한 미술가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모리무라가 나름대로 해석한 작품전이 도쿄(東京) 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千의 얼굴’을 지닌 그를 본란이 만나봤다.

프리다 칼로를 소재로 삼은 이유는?

그녀의 자화상은 사랑·고뇌·고통·질병·기쁨 등 삶의 모든 측면을 격렬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작품 속에서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세상으로부터 잊혀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오사카(大阪)에서 사는 50세 된 남자가 어떻게 프리다 칼로로 변할 수 있는가?

칼로의 사진들을 연구한 다음 분장을 하고 배경을 연출한 후 사진을 찍는다. 그렇게 변화된 나의 모습이 오사카의 50세 된 남자보다 더욱 ‘실제적’인 나의 모습으로 느껴진다.

여성의 역할을 주로 맡는데, 여성이 되고 싶은가? 혹은 동성애자인가? 아니면 그저 관객들에게 혼란을 일으키려는 것인가?

아름다움이란 흥분을 일으키는 어떤 것이다. 그것은 해변과도 같다. 파도가 기슭에 부딪힐 때 우리는 어떤 ‘흥분’을 본다. 나는 거기에서 아름다움을 찾는다. 어떤 기묘하고 꼭집어 말할 수 없는 것을 나타내는 일본말 표현이 있다. “바다나 산에 속하는 것은 명확히 규정될 수 없다”는 표현이다. 내가 바로 그런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