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seman 612 홀더를 사용하면서 호스만이 220 필름용 612 홀더도 만들어 주었으면 하고 생각했습니다. Linhof의 220 필름용 612 홀더가 있지만, 그건 너무 비싸서 엄두가 나지 않지요.

제가 220 필름을 선호하는 것은,

- 상대적으로 필름 가격과 현상 요금이 저렴하다.

- 필름의 평면성이 120 필름에 비하여 우수하다. 이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겠으나, 120 필름의 Backing Paper가 필름의 평면성을 저해한다는 의견에 저는 동의합니다. 물론, 두 필름 간의 평면성의 차이가 의미를 부여할 정도로 큰 것인가는 별도의 문제이겠지요.

- 게으른 사람으로서 필름을 자주 갈아끼우는 게 번거롭다.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래서, 호스만 612 홀더에 220 필름을 사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하고 궁리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아래와 같은 방법을 착안하게 되었고, 실제  그렇게 촬영했습니다. 과거형을 사용하는 것은 현재는 호스만 612 홀더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호스만 612 홀더는 필름을 감을 때, 레버를 끝까지 한 번 돌린 다음, 두 번째 중간 어디에선가 멈추게 됩니다. 두 번째는 필름 카운트가 늘어날수록 점점 덜 감게 됩니다. Take-up chamber의 지름이 점증하기 때문입니다.

1~6까지는 120 필름을 사용하는 방식대로 하면 되고, 문제는 일곱 번째 필름부터인데, 두 번째 레버를 감을 때, 레버가 멈출 위치를 정확히 찾아주면 됩니다.

이 위치는 못쓰게 된 220 필름을 이용하여 필름에 프레임을 그려가면서 찾을 수도 있고, 필름 6 을 감을 때보다 몇 mm 정도 왼쪽으로 감아 주어도 됩니다. (수성펜을 사용하면 홀더에 직접 그려도 손쉽게 지울 수 있습니다.) 일곱 번째 필름을 감을 때부터 레버 위치를 각각 달리해 주면 13장까지 촬영할 수 있으나, 너무 번거로우니 그냥 점 하나 찍어서 12장만 촬영하는 것이 속편합니다. 이 경우에는 뒤로 갈수록 필름 간격이 넓어집니다만, 12장은 넉넉하게 찍어낼 수 있습니다.

120 필름과 220 필름은 Backing Paper의 두께만큼 필름면의 위치가 달라지므로 초점이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으나, 종이의 두께는 필름면 위치의 허용 오차 이내에 있다는 전문가의 견해를 photo.net에서 읽은 적이 있고, 실제로 촬영해 본 결과 초점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7~12 필름 카운트는 홀더 뒤쪽의 포켓을 이용하였습니다. 이 크기에 맞추어 7~12의 작은 스티커를 붙인 종이 조각을 집어 넣고, 그 위에 얇고 투명한 플라스틱 조각을 덮은 다음에, 로또 표시할 때 쓰는 펜으로 X 표시를 하면 됩니다. 다시 사용할 때는 손가락으로 슥 지우면 됩니다.

비오는 날, 시간 나실 때 한 번 해보세요......